2018 윈난 가족여행

제 목 2018 윈난 가족여행
등록일 2018-02-19 01:40
작성자 홍순곤 / 김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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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일 년 반 동안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중국 사람에 지쳐서 휴가는 중국이 아닌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대학시절 등산을 많이 다녔던 터라 운남성 산골에서의 조용한 시간을 막연하게 기대하고 아이들과 가기로 결정을 했다.

 

쿤밍에 도착해서 호텔에서 숙박하고 아침에 가이드 타오타오와 미팅후 첫 코스인 석림으로 이동했다.

석림과 구향동굴은 그 자체로는 너무나 좋은 곳이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조용히 즐길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특히 구향동굴은 너무나 웅장하고 멋있는 곳인데 울긋불긋한 싸구려 조명과 동굴안에서 엄청난 소리로 떠들어 대는 사진 장사치들 때문에 제대로 자연을 감상할 기회를 빼앗긴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지만 이런 현상은 중국의 어느 이름난 관광지를 가도 마찬가지니 어쩌랴!

야간기차를 타고 리장으로 이동하는데 10살, 12살 두 아들은 처음 타는 침대기차에서 너무나 즐거워했다.

특히, 쿤밍 교외로 나와서 객실 등을 모두 끄고나서 아이들과 기차 창으로 밤하늘의 별을 보다가 잠을 잤다. 

 

리장에 새벽에 도착해서 숙소로 이동해서 아침을 먹고 옥룡설산으로 이동했다.

운삼평, 백수하에서 맑은 하늘과 상쾌한 공기를 즐기고 리장으로 돌아왔다.

우리 가족의 경우는 워낙 음식을 안 가리고 잘 먹는 지라, 가이드 타오타오에게 리장 전통 음식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해서 흑산양 전골, 말린 돼지갈비 전골을 맜있게 잘 먹었다.

 

그 다음날 드디어 호도협으로 이동해서 상호도협을 구경하고 차마객잔으로 이동해서 점심을 먹고 진짜 트레킹을 시작했다.

차마 객잔에서 본 웅장한 광경에서 받은 감동을 가지고 출발은 했지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높고 먼 길을 가야하니 걱정도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중국에 온 이후로 너무 많은 사람들에 지친 우리가족에게 선물처럼 주어진 조용하고 깨끗한 길을 걷다보니 마음마저 깨끗해지는 느낌이었다.

중간에 엄청난 바람이 불기도 했고, 조금은 위험한 구간도 있었지만 아래에 까마득히 보이는 계곡을 보면서 네 시간을 걸어서 숙소에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해가 진 후에 온 가족이 가이드 타오타오와 함께 별 구경을 했다.

몇 년 전 아이들에게 별을 보여주려고 지리산 형제봉에 오지 캠핑을 갔을 때 처럼 쏟아지는 별들을 보면서 저녁시간을 즐겼다.

호도협은 그 웅장한 계곡이 존재하기 위해 좌우에 큰 산을 거느리고 있고, 우리는 그 산이 허락한 만큼 만의 하늘을 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아득한 계곡의 물소리와 바람소리를 들으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객잔에서 닭죽, 고구마, 감자, 옥수수로 이루어진 아침 식사를 든든히 먹고 중호도협의로 출발했다.

개인적으로 담백하고 간결한 아침 식사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중호도협은 어제와 달리 바로 발 밑에서 흐르는 대협곡의 물소리를 들으면서 세시간을 걸을 수 있어서 어제보다 더 좋은 트레킹 코스였던 것 같다.

이틀 동안 호도협을 걷는 동안 만난 여행객은 단 한 사람! 이 윈난의 대자연을 아무 방해없이 우리가족만 즐길 수 있었으니 정말 행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객잔에서 점심식사로 오골계 백숙과 몇가지 음식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거칠지만 담백한 시골음식을 식구 모두 너무 맛있게 먹고 샹그릴라로 출발했다.

버스로 샹그릴라에 도착해서 숙소에 집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지만, 설날을 이틀 앞둔 날이라 문 연 식당이 많지 않았지만 현지 기사가 소개한 식당에서 야크 샤브샤브와 청과주(샹그릴라 특산의 42도 짜리 백주)를 맛있게 먹고 호텔에서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간밤에 눈이 와서 온 동네가 하얗게 변해 있었다.

샹그릴라의 송찬림사는 처음으로 접해본 티벳 불교 사원이어서 아주 인상깊게 구경했다.

그런데 내 눈에는 송찬림사보다도 샹그릴라에 있는 티벳족(장족) 가옥이 더 눈길을 끌었다.

일단 집의 크기가 엄청나게 크고, 외벽의 아래가 두껍고 위로 갈수록 얇아서 겉에서 보기에는 위로 갈수록 집이 살짝 좁아지는 형태였다.

엄청난 굵기의 나무 기둥을 가진 2층 구조이고 집 전체를 유리로 마치 온실처럼 만든 집이 많은 것도 특이했다.

우리 가족에게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샹그릴라의 더 깊은 자연속으로 들어갔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너무나 컸다.

한가지 짚어두고 가자면 샹그릴라는 중국 정부가 제임스 힐튼의 소설에 나오는 샹그릴라기 중국에 있다고 기정사실화 하기 위해 중뎬이라는 지역의 명칭을 샹그릴라로 2001년에 바꾼 것이라고 한다. 씁쓸

 

다시 리장으로 와서 밤기차를 타고 쿤밍으로 돌아오는데 기차가 예정보다 2시간을 일찍 도착했다.

리장과 쿤밍 사이에 있는 역에서는 아무도 타는 사람이 없었을까? 춘절(설날) 전날 밤이라 그래도 되는 건가? 아무튼 중국이다.

아무튼 두 시간을 일찍 도착하는 덕에 쿤밍에 있는 호수에 택시를 타고가서 호수가에서 엄청나게 많은 갈매기 떼를 덤으로 보고 공항으로 향했다.

 

항상 여행을 마치면 아쉽기 마련이지만 이번 윈난 여행은 더더욱 아쉽다.  

호도협의 트레킹을 며칠 더 할 수 있었다면, 샹그릴라의 깊고 높은 자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면...

 

또 항상 여행을 마치면 좋은 인연이 남는다.

이번 여행 동안 우리가족을 위해 고생해준 가이드 타오타오, 아이들이 누라라고 부르고 잘 따르고 우리 애들을 귀여워 해준 타오타오에게 정말 고마웠다.

 

다른 한국 대형 여행사의 상품과 달리 쇼핑없이 깔끔하고 정직한 김투어의 일정과 중국인 가이드 타오타오의 헌신적인 도움에 감사드린다.

우리 가족이 중국에 있는 동안 또 다른 멋진 여행의 인연으로 다시 만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타오타오 수고 많았습니다!